요약
- 승률 57%로 발표된 비트코인 RSI 전략을 코드로 재현했다. 발표 구간 수치는 거의 일치했지만, 발표 이후 4.7년 수익은 +11%로 쪼그라들어 있었다.
- “지금이 2020년이랑 똑같다”는 차트를 체리피킹 없이 전수 검색으로 만들면, 반등 선례와 폭락 선례가 같이 나온다.
- 닮은 구간 5개의 이후 수익은 무작위 구간과 통계적으로 구별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도구는 예측기가 아니라 컨텍스트 도구다.
승률 57% 공개 전략, 지금도 통할까
직접 재현해 전체 기간에 돌려 봤다. 발표된 구간(2018~2021년 9월)에서는 Profit Factor 2.01로 발표값 1.95와 거의 일치했다. 그러나 발표 이후 4.7년 구간의 수익은 +11%, Sharpe 0.07이었다. 코드가 틀린 게 아니라, 공개된 엣지가 수명을 다한 것이다.
해외 퀀트 사이트 QuantifiedStrategies가 공개한 비트코인 RSI 전략이 있다. 데일리 RSI(5)가 50선을 위로 뚫으면 매수, 아래로 뚫으면 청산한다. 발표 기준 승률 57.69%, Profit Factor 1.95.
이 룰을 파이썬으로 재현해 바이낸스 8년 일봉(2018~2026)에 돌렸다.
| 구간 | 수익 | Sharpe | Profit Factor |
|---|---|---|---|
| 발표 구간 (2018.3~2021.9) | +492% | 0.74 | 2.01 |
| 발표 이후 (2021.10~2026.6) | +11% | 0.07 | 1.15 |
이 현상은 학계에 이름이 있다. 알파 부패(alpha decay)다. McLean과 Pontiff는 학술지에 발표된 시장 이상현상 97개를 추적해, 발표 후 수익이 평균 58% 줄어든다고 보고했다. 전략이 공개되는 순간 같은 자리를 노리는 자금이 몰려들어 엣지를 먹어치운다.
비유하면 맛집이 방송을 타는 것과 같다. 방송 전의 한산한 맛집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서 합격선부터 코드에 박았다
전략을 넣으면 자동으로 합격·불합격을 찍는 판정기를 먼저 만들었다. 핵심은 결과를 보기 전에 기준을 고정하는 것이다. 기준을 나중에 정하면 유리한 지표만 골라 자신을 속이게 된다. 위 RSI 전략은 이 판정기에서 불합격이 나왔고, 그게 정상 동작이다.
판정기는 네 가지를 본다.
- walk-forward — 과거 구간에서 고른 최적 설정을, 그다음 안 본 구간에 적용해 유지되는지 본다.
- 파라미터 민감도 — 설정값을 흔들어 본다. 한 값만 좋고 옆이 무너지면 그 성과는 우연이다.
- 비용 스트레스 — 수수료를 2배, 4배로 올려 본다. 수수료 2배에 죽는 전략은 실전용이 아니다.
- 사전 등록 합격선 — 거래 100건 이상, 최대 낙폭 -30% 이내 같은 기준을 결과 확인 전에 코드로 고정한다.
판정기의 가치는 합격을 주는 게 아니다. 정직한 불합격을 주는 것이다.
“2020년이랑 똑같다” 차트, 전수 검색으로 만들면
최근 60일 가격의 ‘모양’을 정규화해 과거 8년 전체와 비교하고, 가장 닮은 5개 구간을 뽑았다. 결과는 한쪽이 아니었다. 가장 닮은 과거는 코로나 폭락 구간(이후 +30%)과 2022년 약세장 입구(이후 -11%), 둘 다였다.
유튜브에서 흔히 보는 “지금이 그때랑 똑같다” 오버레이 차트의 문제는 차트 자체가 아니라 선택이다. 닮은 과거는 하나가 아닌데, 서사에 맞는 하나만 골라 보여 준다.
전수 검색은 네 단계다.
- 가격에 로그를 씌운다. 5천 달러 시절과 10만 달러 시절을 같은 자로 재기 위해서다.
- 60일 창마다 평균을 빼고 표준편차로 나눈다. 절대 가격을 지우고 ‘모양’만 남기는 z-정규화다.
- 지금 모양과 과거 모든 60일 창 사이의 거리를 잰다. 가까울수록 닮은 것이다.
- 겹치는 구간은 하나로 친다. 같은 사건이 순위를 도배하지 못하게 막는다.

실제 결과가 위 그림이다. 파란 굵은 선이 지금이고, 색깔 선들이 가장 닮은 과거 5개다.
| 닮은 과거 | 당시 상황 | 이후 30일 |
|---|---|---|
| 2020년 1~3월 | 코로나 폭락 | +30.3% |
| 2018년 9~11월 | 약세장 말기 | -7.9% |
| 2021년 10~12월 | 대약세장 입구 | -11.2% |
역사는 “이 모양 다음에 반등도 왔고 추가 폭락도 왔다”고 말한다. 체리피킹을 걷어내면 이게 정직한 답이다.
무작위와 비교해야 ‘패턴’이다
닮은 구간 5개의 이후 수익 중앙값은 +5.7%였다. 그런데 아무 시점이나 무작위로 500번 잡아도 중앙값 +1.5%가 나온다. +5.7%는 무작위 분포의 정상 범위 안이다. 표본 5개로는 우연과 구별할 수 없다.
이 비교 방법은 Lo, Mamaysky, Wang의 2000년 Journal of Finance 논문에서 가져왔다. 기술적 패턴이 정보를 가지려면, 패턴이 나타난 직후의 수익 분포가 평소 분포와 달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래서 이 도구의 용도를 예측이 아니라 컨텍스트로 못박았다. “지금 같은 모양 다음에 반등도 폭락도 왔다. 최악 선례의 낙폭은 -25%였다.” 데이터가 허락하는 말은 여기까지다.
실거래는 아직 0건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작업은 백테스트 단계다. 주문 코드는 한 줄도 없다. 다음 단계는 이 판정기를 통과하는 전략 후보를 찾는 것이고, 통과 전에는 소액으로도 진입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이번에 얻은 것 세 가지.
- 발표된 전략은 발표된 순간부터 죽기 시작한다. 재현해서 “아직 살아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 “과거랑 똑같다”는 주장은 전수 검색과 무작위 기준선, 두 검증을 통과해야 패턴이다.
- 검증 도구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보기 전에 합격선을 고정하는 일이다.
참고 자료
이 글의 주장에 쓰인 1차 출처들이다.
- QuantifiedStrategies — Bitcoin RSI Trading Strategy — 원 전략 발표 글
- Beluská & Vojtko (2024) — Revisiting Trend-following and Mean-Reversion Strategies in Bitcoin, SSRN
- Lo, Mamaysky & Wang (2000) — Foundations of Technical Analysis, Journal of Finance
- McLean & Pontiff (2016) — Does Academic Research Destroy Stock Return Predictability?
- UCR Matrix Profile / STUMPY — 시계열 유사 구간 검색 표준 도구